[BIZ Success Story] "한국과 EU 환경기업 손 잡는다면…중국·아프리카 진출 기회 많을 것"

입력 2017-06-22 17:21   수정 2017-06-22 18:14

김낙훈의 특별인터뷰 - 주한 EU대표부 미하엘 라이터러 대사

유럽 호수 98%가 마실 수 있어
엄격한 대기·물·폐수처리 노하우
환경관리 새 비즈니스 기회 찾아

내달 4·5일 코엑스서 환경 전시회
EU환경강소기업 50개사 참가
한국기업과 시너지 효과 기대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 김낙훈 기자 ]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EU대표부 대사(63)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출신이다. 인스브루크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82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코트디부아르와 일본 브뤼셀 베른 등지에서 근무했고 올 2월 한국에 첫 부임했다. 오는 7월4일부터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EU게이트웨이’ 프로그램 준비에 바쁜 그를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대표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유럽의 환경 관련 강소기업 50곳의 관계자가 내한해 한국과 협력방안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행사다. 7월1일은 한국과 EU가 FTA를 체결한 지 6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할슈타트의 호숫물은 먹어도 됩니다. 유럽 호수의 98%는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라이터러 대사는 유럽의 환경 얘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도 등장하는 할슈타트는 도시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그림 같은 호반과 칼날 같은 산봉우리가 멋진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유럽은 수질과 대기 등 환경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는 환경에 관심이 많다. 벤츠전기차를 탄다. EU대표부가 업무용으로 100% 전기차를 사용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한국이 처음이다. 그는 “엄격한 환경 규제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낳았다”며 “EU 기업들의 환경 관련 기술 수준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처음 부임하셨죠.

“일하러 온 것은 처음입니다만 2000년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앞두고 EU집행위원회에서 한국인 동료와 함께 이 행사를 준비한 인연이 있습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아 주목을 끌었죠.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이 김 대통령을 만났을 때 제가 수행했습니다. 그후 후속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빈번하게 접촉했습니다. ‘한국에 가겠느냐’는 권유를 받았을 때 즐거운 마음으로 ‘예스’라고 했죠. ”

▷이번에 열리는 EU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EU게이트웨이는 EU가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EU의 강소기업들이 아시아의 파트너와 경제협력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사업이죠. 현재 한국을 비롯한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과 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과도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고요. EU게이트웨이의 한국 사업은 2009~2014년 1차 프로그램을 시행했습니다. 건축 및 건설, 환경과 에너지,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 총 350개 사가 15차례에 걸쳐 방한해 총 6400건에 달하는 비즈니스 미팅을 했습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2차 프로그램을 시행 중인데 유럽의 중소기업, 히든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을 중심으로 약 1000개 사가 참여할 계획입니다. 유럽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성장, 고용창출 및 혁신의 중요한 원천입니다.”

▷7월에 열리는 행사의 초점은 환경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7월4일과 5일 이틀 동안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EU환경 관련 강소기업 50곳이 한국 기업과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내한합니다. 공식 명칭은 ‘2017 환경·물 기술전시상담회’입니다. EU 28개국에서 엄선한 기업들로 폐수처리, 정수 공급 및 수처리 솔루션, 폐기물 처리, 재활용, 대기오염 관리, 바이오 가스 분야 업체들입니다. 자원절감, 친환경 저탄소경제는 오랫동안 EU 정책의 우선 과제였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EU가 이런 정책을 편 결과 EU는 자연보호, 삶의 질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표준을 갖게 됐습니다. 더불어 유럽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도 유럽 기업과의 협력이 매력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유럽 기업들은 대기오염 관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을 전시하고 한국과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프로그램은 한·EU FTA를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FTA 체결 6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2010년 한·EU 간 기본틀 협정을 맺은 바 있습니다. 경제개발, 무역과 투자, 기업협력 분야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난번 한국과 EU 정상회의에서도 정상들은 한·EU 간 비즈니스연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런 양 지역 간 무역과 투자를 확산시키기 위해 한국과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내한하는 기업들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EU는 일찌감치 친환경, 지속가능한 경제에 우선순위를 둬왔습니다. 탄탄한 제조기반, 기술개발과 환경정책 등에 따라 환경보호, 대기오염 감소, 지구환경변화 등에 대한 기술력 면에서 뛰어납니다. 이번에 오는 기업들은 규모는 중소기업이지만 기술력은 헤비급입니다. 이들이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은 EU의 환경규제를 부담으로 여기기보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한 데 따른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환경, 대기 질을 언급하고 환경 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환영합니다.”

▷한국 기업엔 어떤 기회가 될 수 있는지요.

“연초 몇 달간 대기오염이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하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나라 중 하나에 올랐습니다. 높은 인구밀도(㎢당 505명)와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도시집중도 측면에서도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입니다. 이번 환경·물기술전시상담회는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한 때에 열립니다. 특히 친환경 성장정책을 시행하려하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 유익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국 기업은 환경·물 분야에서 앞서 있는 유럽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구체적인 해법을 찾는 동시에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양자가 협력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EU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은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유익한 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친환경 분야에서 혁신이 중요한 까닭은 무엇인가요.

“친환경 제품,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절감 상품·서비스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며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EU의 주요 친환경 기업은 전통 기업들에 비해 훨씬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EU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EU와 비슷한 정책을 취하고 한국 기업들이 세계 친환경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U는 7년간에 걸쳐 약 800억유로의 자금지원을 하는 EU 사상 최대의 개발프로젝트인 ‘호라이즌 2020’에서 환경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고 지구환경변화 등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U는 한국과 ‘개발과 혁신(R&I: Research&Innovation)’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2017년 11월 열릴 EU의 ‘R&I Day’ 행사는 지구환경 변화에 대응한 혁신, 에너지 효율적 활용에 초점이 맞춰진 행사가 될 예정입니다.”

▷7월1일은 한국과 EU 간 FTA가 발효된 지 6년이 되는 날입니다.

“FTA는 한국과 EU 간의 경제협력 차원을 높였습니다. 양자 간 경제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숫자가 이를 보여줍니다. 한국은 EU의 여덟 번째 교역파트너이며 아홉 번째로 큰 수출시장입니다. 유럽은 한국에 세 번째로 큰 수출시장이고 두 번째로 큰 수입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 면에서 유럽 기업은 1962년 이래 계속 최고액을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투자액으로 보면 약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FTA가 양자 간 상품과 서비스 교역, 투자교류를 촉진하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직 짧은 기간입니다만 한국 기업인들에 대한 인상은 어떠했는지요.

“한국 기업인들은 한국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국제무역이 비즈니스의 생명선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 헬스케어 분야 EU게이트웨이 행사 때 느낀 것입니다만 한국 기업들은 준비가 잘 돼 있고 질문을 잘하며 본론으로 바로 옮겨가는 것 같습니다.

이 점은 대화가 간접적으로 진행되거나 아시아식으로 이뤄질 때 어리둥절해지는 유럽 기업들과의 비즈니스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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